박은정, "국민을 모순 속에 떨게 만드는 인사는 잘못된 것입니다"
<국민을 모순 속에 떨게 만드는 인사는 잘못된 것입니다>
20년 넘게 검사로 근무하는 동안 검사들의 사직 인사를 보며 항상 의문이 들었습니다. 도대체 저 사람들은 왜 저럴까. 조직이 이미 경멸과 타매(唾罵)의 대상이 되었는데 “머지않아 우리 검찰이 국민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는 무책임한 주장을 하거나, 고답난해한 말로 현실을 회피하던 검사들의 사직 인사가 저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일신의 영달에만 급급하던 그들은 수사를 무도하게 진행했고, 조작 기소를 일삼았으며, 결국 시민들의 삶과 민주주의를 무참히 짓밟았습니다. 그러고도 사직의 순간까지 단 한마디의 사과조차 없었습니다.
반성 없이 영원히 떠날 것만 같았던 이들이 겨우 찰나의 시간이 흐른 뒤, 과거의 잘못된 수사와 기소에 불이익을 받기는 커녕 비단옷을 입고 화려하게 돌아오는 것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검찰의 수사권 축소 또는 수사 기소 분리에 피를 토하며 반대하던 자가 갑자기 개혁인사로 둔갑하여 스스로를 거역하며 고관대작이 되어 돌아오다니 참담할 따름입니다. 도대체 저 사람들은 왜 저럴까. 출세의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자아분열을 일으킨 것일까?
오늘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자 하는 목적은 과거 검찰의 과오를 청산하고, 상호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적 형사사법 체계를 도입함에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이를 운영하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이를 부정하던 사람들의 금의환향은 지독한 모순일 것입니다. 국민을 모순 속에 떨게 만드는 대통령의 인사는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